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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후각 이외에 다른 감각은 잘 못 느껴요.
코숨한의원네트워크의 가입을 계획하는 한의사 한 분이 코숨치료를 궁금해 하면서 치료를 받아보기를 원했다.
체중은 90kg에 키는 174cm 의 퉁퉁하신 43세의 남자원장님이시다.
코숨한의원의 경락기능검사상 상열하한으로 머리에 열이 가득한 검사지를 통해서 부비동8개가 다 막힌 것으로 짐작을 할 수 있었지만,
본인은 코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탈모 증상으로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하고, 두통은 없었지만 머리가 맑지 않다고 했다. 물론 코골이는 당연히 심하다.
첫 치료를 시작했다. 석션을 먼저 살살해보았다. 비강은 넓었지만 부비동으로 연결된 관은 막혀 있다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부드럽게 석션기의 압력이
전해지도록 코를 살살 흔들면서 석션을 진행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압력이 주어진 카테타를 통해서 진하고 진득한 코가 조금씩 빠져나오는 것이었다.
석션을 멈추고 호흡을 시켜보았을 때의 첫 감탄사를 적어본다.
“이마로 공기가 지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느낌은 처음입니다.”
치료가 끝나고 숨을 쉴 때마다 느껴지는 시원함에 감탄하면서 “아, 정말 시원합니다. 아직도 시원합니다. 새로운 느낌입니다.”를 반복해주셨다.
두 번째 치료를 하러 서울에서 고흥까지 다시 내원하셨다. “어릴 때 오랜 기간 비염을 앓기는 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코막힘이 없어지고,
코를 풀어 낼 일도 없어지면서 코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흔이 넘도록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코 안에 농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 너무 놀랍고,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기가 통하는 느낌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첫 치료 후 원장님 말씀대로 하루 정도 시원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나니, 환자들에게 이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네요.”
나는 다시 상비갑개로 공기가 통하게 하는 치료를 하고는 숨을 쉬어보라고 했다. 그전보다 더 깊이 공기가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고 대답을 해 준다.
중비갑개로 공기가 통하게 하는 치료를 하고는 다시 코를 풀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코를 풀면서 하는 말이 “코를 푸는데, 귀가 버그적거리네요.
어릴 때 코풀 때 귀가 버그적거리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기는 한데, 나이가 들면 그런 소리는 없어지는 가보다 여기고 있었는데, 지금 코를 푸니 귀 안까지 공기가
닿는 느낌이 듭니다. 다시 어려진 느낌이여요. 이런 느낌이 있는 것이 정상이군요.” 한다.
치료가 끝나고, 정말 시원한 호흡을 맛을 보면서 하는 말이,
“이렇게 코 안 어딘가가 막혀 있었고, 농을 빼내면 농이 나오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있었을까요?” 한다.
코는 치료를 해보면 할수록 너무 많은 조물주님의 배려가 구석구석 숨어 있는 기관이다.
코감기로 코가 막히고 코를 풀 때마다 누런 코가 쏟아진다고 해도 코 안이 묵직하게 아프고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는 없다. 모기에 물려서 퉁퉁 부었을 때의
피부도 피부가 당긴다든지 무겁다든지의 가려움 이외의 다른 느낌이 있다.
그런데 비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심할 때라도 세수를 한다든지 머리 감을 때 막혀 있는 코 안이 묵직해서 머리를 숙일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양쪽 코가 같은 크기로 뚫려 있어서 동일하게 호흡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4시간 간격으로 오른쪽 코 왼쪽 코 구멍의 크기가 넓어졌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는 비 점막의 순환 주기가 있어서 한 쪽씩 집중적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경우는 어느 코가 지금 공간이 줄었는지 어느 코가 구멍이
켜져 있는지 느끼지 못하게 되어 있다.
어느 구석으로 공기가 들어가든지 산소만 공급이 된다고 하면, 호흡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신비라고 생각한다.
축농증 수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수술한 이후 회복이 되면 코 안이 묵직한 느낌이 남지 않는다. 축농증 수술을 서너 번 했던 환자의 경우에도 코 안이
묵직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술 이후 1년이 지났는데도, 머리를 숙일 때마다 이마와 미간부위가 머리가 쏟아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분을 치료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나는 비 점막의 감각은 아무리 부어 있다고 하더라도 부어 있는 질감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부비동 안에 많건 적건 농이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농이 들어 있는 감각을 못 느끼는 것이 정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코감기가 다 나은 듯하고 풀어낼 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부비동 안에 고여 있는 농을 CT 사진으로는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감기의 경우에는 열이 떨어지고 나면 누런 코를 풀어내는 이외에 다른 불편함이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농이 들어 있는 부분의 뼈가 아픈 느낌이 든다면 자세한 진찰이 필요한 증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코뼈가 아프고 욱신거리고 시린 느낌이 든다면 일반적인 세균감염이나, 바이러스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 곰팡이균에 의한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코의 불편함은 전혀 없다고 하면서 코골이 소리만 없애주기를 바라면서 치료하러 오는 환자분들이 많다.
비염 축농증 치료와 동일한 방법으로 치료할 뿐 아니라, 코를 곤다면 축농증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부비동 안에 고여 있는 농을 선택적으로 석션 해 낼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상악동을 겨냥해서 공기를 통하게 해주고,
사골동을 겨냥해서 공기를 통하게 해주게 되면 그제서야 부비동으로 공기가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농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제법 많은 농을 빼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경우에 농이 들어 있는 것을 느끼는 그런 감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코를 곤다면 부비동이 막혀 있는 것이다. 두통이 있다면 부비동이 막혀 있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부비동이 막혀 있는 것이다. 등등.
정말 코는 아무리 부어서 막혀 있다고 해도 공기가 통하지 않아 답답한 것 말고, 부어 있는 질감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것 같다. 코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감각 이외의 다른 감각은 잘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져 있다.
비 점막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기능 이외의 다른 감각은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져 있음이 은혜이고 그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